탈무드를 읽다 보면, 한 노부부의 이야기가 전해진다. 어느 날 아내가 남편에게 간곡히 청했다. “경전에 나오는 가르침을 꼭 배워보세요.” 아내의 말에 남자는 펄쩍 뛰었다. “내가 글을 모른다는 걸 알면서, 그럼 나보고 글을 깨치는 것부터 시작하란 말이오? 이 나이에 새로운 걸 시작하다니 다른 사람들이 뭐라 하겠소!”라며 남자는 언짢은 투로 답했다.

그러자 아내가 묵묵히 있다가 마구간에서 당나귀 한 마리를 가져다 달라고 했다. 남자가 당나귀를 데려오자 아내는 당나귀의 등에 다진 흙을 얹고 씨를 심었다. 얼마 뒤 마구간에 가보니 당나귀 등에 새싹이 무성하게 돋아 있었다.

아내는 남자에게 당나귀의 고삐를 쥐어주며 시장에 다녀오라고 했다. 시장에 도착하자 많은 사람들이 당나귀와 남자를 에워쌌다. 그들은 당나귀를 신기한 듯 쳐다보며 손가락질하고 크게 웃었다. 당황한 얼굴로 돌아온 남자에게 아내는 웃으면서 말했다.

“내일도 당나귀를 데리고 시장에 다녀오세요.”라는 말에 남자는 영문을 몰랐지만 속이 깊은 아내인지라 그 말을 따랐다. 그런데 이튿날에도 사람들은 당나귀를 보며 웃어댔다. 다음날에도 남자는 당나귀를 시장에 데려갔다.

그러나 더 이상 웃는 사람도, 신기하다는 듯 쳐다보는 사람도 없었다. 그저 그들은 갈 길을 가고, 할 일을 묵묵히 할 뿐이었다. 남자가 이 사실을 전하자, 그제서야 아내가 말했다.

“당신이 지금 글을 배우겠다고 하면 처음에는 누구나 웃을 것입니다. 하지만 조금 지나면 아무도 당신에게 신경 쓰지 않을 거예요.”남자는 그 길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를 찾아가 글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수 년 뒤 훌륭한 랍비가 되었다.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지금 시작한다면, 우리에게 그리던 내일은 언제나 찾아올 것이다.

모름지기 여성리더는 소시민들과 통(通)하고 흐르는 물처럼 좋은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 모든 국민들이 진정한 마음으로 믿고 따를 수 있는 현명한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 명령하고 지시하기 보다는 스스럼없이 먼저 다가가 의견을 묻고 소시민들이 말을 잘 들어 주고, 따뜻한 마음으로 보호하고 살펴 줄 수 있어야 한다.

특히 힘들고 지쳐 있을 때 용기를 주고 희망을 줄 수 있는 격려의 말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의 마음을 이해해 주고 따뜻하게 안아 줄 수 있는 정이 넘치는 누이 같은 포근한 리더, 모든 사람들에게 편안함을 주는 정성이 가득한 리더를 갈망한다.

무릇 여성리더란 따뜻한 마음이 무엇인지 그 추진력으로 난국을 타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적극적으로 국민과 함께 상호작용을 해야 한다. 그리고 리더의 또 다른 중요한 덕목은 항상 국민의 편에 서서, 무엇이 좋고 무엇이 필요한가를 판단하고, 조용히 국민의 목소리를 존중하며, 세기(世紀)의 아픔까지도 안아줄 수 있는 것이다.

비판적 견지에서 다소 감정적인 색채를 주장한다고 해도 합리적인 토의, 토론을 받아들일 줄 아는 포용력이 있는 여성리더를 국민들은 바라고 있다. 하지만 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게 된다면 소통의 욕구가 분노의 싹을 키우기 마련이다. 분노의 싹은 점진적으로 자라나서 더 큰 분노의 함성이 되어 순간 돌발적인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이런 시점에서 여성리더의 주장처럼 100%국민대통합(consilience)에 목적을 두어야 한다. 새로운 정책을 앞두고 훌륭한 정책과 창의적 아이디어들이 나왔다고 언론은 평가하기도 하고 질책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러한 평가와 질책은 너무나도 섣부른 판단일 것이다.

정책에 관한 평가는 분명한 국민들의 몫이며, 국민들이 몸으로 느낄 정도로 정책이 시행된 후 나올 수 있는 결과라고 본다. 이 나라를 일으키는 것은 국민들의 몫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을 하나로 뭉칠 수 있는 실질적인 정책은 결국 여성리더의 몫이다.

한편 나에게는 소박한 꿈이 있다. 이제 여성리더와 함께 내 손길 닿는 곳, 발길 머무른 곳에 손에손잡고 한마음으로 나란히 걸어가는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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