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시 백제군사박물관, 연산돈암서원, 강경근대문화유산에서 충효와 역사를 배우다-

짧은 여름방학, 아이들과 함께 여행도 하고 역사 체험도 하면서 알차게 마무리하고 싶어 고민했다면 충절과 예학의 고장 논산에서 즐기는 체험학습 3종 세트를 추천한다.

◇ 계백장군의 충절을 배워요.. 백제군사박물관

한여름의 무료함을 뒤로 하고 녹음 짙은 나무들이 반기는 계백장군유적지에 들어서면 계백장군의 절절한 육성과 병사들의 결의에 찬 함성이 들리는 듯 반갑다.

이곳에 아늑하게 자리한 백제군사박물관(부적면 충곡리 311-54)은 백제시대 황산벌 전투에서 신라와 당나라 연합군과 싸우다 장렬하게 전사한 백제 충신 계백장군의 얼을 기리기 위해 지난 2005년 개관했다.

박물관내 3개 전시실에는 백제시대 군사활동, 관련 유물, 기록화 등 581점이 있으며 실물 복제본 전시와 영상물, 그래픽을 활용한 다채로운 전시연출로 시각적 효과를 더한 것이 특징이다.

박물관 야외에는 상설체험장이 있어 모형 말타보기와 전통놀이인 장기, 굴렁쇠, 투호놀이를 가족들과 함께 즐길 수 있으며 자연학습 공원, 호수공원, 계백장군묘, 충장사를 비롯해 황산루 등 다양한 볼거리와 넓은 산책코스가 조성되어 있다.

유적지와 박물관을 모두 둘러봤다면 박물관과 인접해 있는 천혜의 자연 경관으로 숨은 진주로 불리는 탑정호와 수변생태공원에 들러도 좋겠다.

백제군사박물관 개관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 추석 당일은 휴관하며 자세한 사항은 계백장군유적지 관리사업소(☏ 041-746-8441)로 문의 하면 된다.

◇ 기호유교의 본향이 바로 이곳 .. 연산 돈암서원

논산시 연산면 임리에 위치한 돈암서원(사적 제383호)은 인조 12년(1634)에 지방 유림의 공의로 김장생 선생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해 창건, 신독재 김집, 동춘당 송준길, 우암 송시열 등 4위를 모시고 있다. 이후 현종 원년(1660년)에 ‘돈암’이라고 사액을 받아 사액서원으로 승격했다.

고종 17년(1880)에 현재의 자리로 옮겨지었으며, 1871년 흥선대원군의 서원 철폐 후에도 보존된 전국 47개 서원중의 하나로 ‘사계유고’, ‘신독재유고’ 등 책판이 보존되어 오고 있다.

특히 돈암서원은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되면서 세계적 문화가치를 인정받고 있으며 경내에는 사우·양성당·응도당·장판각·정회당·산앙루·내삼문·외삼문 등과 하마비·송덕비가 있다.

너른 평지에 자리한 서원에는 선조들의 여유로움과 그윽한 묵향이 느껴진다. 유생들의 낭랑한 글소리가 들리는 듯 예향 가득한 서원을 다 둘러보고 근처 사계 선생의 묘소로 발길을 옮기면 기념물 제47호로 지정된 김장생 선생 묘소와 그 아래 오랜 세월 묘소를 지켜온 종갓집과 고목도 만날 수 있다.

고정리 마을 일원에는 현대식 가옥들 사이사이에 양천 허씨와 아들 김철산을 비롯한 후손들의 묘, 허씨의 재실인 영모재, 김장생 선생 사당, 재실인 염수재, 그리고 종가 등 광산김씨 일가의 묘소와 사당, 비(碑) 등이 모여 있어 그 당시 막강했던 기호학파의 영향력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 세월품은 거리에서 역사를 느끼다.. 강경 근대문화유산 탐방

젓갈의 고장으로 더 유명한 강경을 찾으면 곰삭은 젓갈의 풍미는 물론 19세기말 화려했던 근대문화를 둘러보는 여행도 덤으로 즐길 수 있어 즐거움이 두배.

강경지역은 도도한 금강이 흐르고 아담한 옥녀봉과 채운산이 알맞은 거리를 두고 마주한 사이에 올망졸망 읍내가 보이는 젓갈의 도시다.

조선후기 실학자 이중환이 풍물과 경치에 빠져 「택리지」를 집필하였다고 할 만큼 경치가 빼어났던 이곳에 가면 골목 곳곳에서 오래 전 영화에서나 봄직한 근대건축물을 유난히 많이 만날 수 있는 것이 특징.
한때는 원산항과 함께 2대 포구로 불렸지만 1990년 금강 하굿둑 완공으로 뱃길이 끊긴 강경읍내 곳곳에 산재한 민간인 주거와 경제생활 수단이었던 건축물들을 보면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거슬러 온 듯하다.

남일당 한약방, 강경읍 염천리 있는 구 강경 노동조합 건물, 초기 한옥교회 중 현존하는 감리교회로 희소가치가 큰 강경북옥감리교회, 강경중앙초등학교 강당을 비롯해 등록문화재 324호인 한일은행 강경지점 건물 등이 골목마다 자리하고 있다.

한일은행 강경지점 건물에 개관한 강경역사관에서는 강경지역 근대역사자료와 근대 농기계류, 밀짚모자 제조기, 홀치기 집기 등 지역 서민생활과 관련 깊은 각종 도구와 강경의 역사, 생활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사진을 전시하고 있다.

강경지역의 백미는 옥녀봉에서 보는 풍경이다.

이곳에는 강경읍내와 멀리 논산시내, 드넓게 펼쳐진 논산평야와 금강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있으며 도지정문화재인 임이정, 팔괘정, 죽림서원, 미내다리 등을 둘러봐도 좋다. 또한 해질녘 금강의 노을은 빼놓을 수 없는 장관중의 장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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