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깊어갈수록 햇빛이 다르고 물빛이 다르고 바람이 다르다. 몇일 전 소리 없이 다녀간 가을비 덕분일까. 한층 선명해진 풍경이 황홀하기 그지없다. 요즘 그 향연을 누리기엔 출퇴근길이 너무 짧아 맥없이 해안도로나 금강 변으로 돌아가기 일쑤이다. 가을이면 앓는 병이다. 가을에는 꼭 그렇다. 수년 전 대전으로 출퇴근하던 시절엔 너무나 힘들어서 경치고 뭐고 한참을 가다가 운전대를 놓아버리고 싶기도 했었다. 그런데 가을 눈요기 좀 더 하겠다는 욕심으로 이리저리 돌고 돌아가는 내 모습이 철딱서니 없기도 하다. 그러나 좋은 것은 언제나 오래
요즘 퇴근하여 현관문을 열면 조용한 공간에서 맨 먼저 달려 나와 반겨주는 것이 있다. 잘 익은 탱자의 노란 향기다. 친정어머님이 동네 어귀에 아직도 버티고 있는 탱자 울타리 밑에서 주워 온 것들. 둥글둥글 탱자만의 끈적끈적한 피부결 탓에 먼지가 달라붙어 꼬질꼬질해진 몸을 일일이 수세미로 깨끗이 닦아서 한 바구니 가져다 놓으신 이후부터다. 팔순에 가까운 어머니 마음은 언제나 소녀에 머물러 있다. 밭농사 일로 바쁜 일손 중에도 봉숭아, 채송화, 백일홍, 꽈리, 맨드라미 등 철철이 꽃들을 심고 가꾸시며“저렇게 예쁘게 피었는데, 한번은 봐
이 세상에 흐르지 않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강물이 흐르고 바람이 흐르고 구름도 흐른다. 시간이 흐르고 공간도 흐른다. 봄이 흐르고 여름이 흐르고 가을이 흐른다. 소리 내어 부르지 않아도 이른 새벽 강가 갈대가 바람을 불러오고 알록달록 고운 빛, 은빛 억새꽃, 시간이 그려놓은 가을 수채화 속에 그리움 한 자락도 걸려 있다. 한해가 이렇게 스멀스멀 잘도 흐른다. 깊어가는 가을이 매일 매일 가져다주는 것은 아름다운 변화다. 전봇대조차도 느낌표처럼 서 있는 계절. 그리스의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의 ‘판타레이(Panta rhei)’-모든 것
오래전 출장길 기차 안에서 책을 단숨에 읽어 낸 적이 있다. 고전이지만 쉽고 간결하게 정리된 이유에서였을 게다. 그리고는 책장 한쪽으로 밀쳐 두었었다. 그러다 어느 휴일 날에 여유를 부리며 한 장 한 장 음미하며 다시 읽다 보니 깊이와 맛이 새롭게 다가왔다. 그 후, 구기방심(求己放心)할 수 있는 벗으로 곁에 두고 있다. 지난 주말에 다시 펴서 쭈욱 넘기다가 ‘직업을 선택할 때 고려해야 할 것’ 이라는 글귀에 눈길이 멈췄다. 바로 맹자에 나오는 ‘시인함인(矢人函人)’ 항목이다. 활 만드는 사람과 방패를 만드는 사람의
올해 추석연휴는 다른 어느 때보다도 길었다. 날씨도 여름 햇살에 간간히 매미 소리까지 들리는 여름과 가을이 공존했다.그런 가운데서도 세상은 빛 고운 가을 색을 담아내고 있어 가을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었다. 연휴 마지막 날, 오후에 잠깐 짬을 내어 고창 선운사에 다녀왔다. 매년 이맘 때 쯤 이면 어김없이 하는 연례행사다. 일명 상사화라 불리는 꽃무릇으로 선운사가 온통 물들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무성하게 올라 온 꽃봉오리들만 보고 왔다. 또 어느 해인가는 꽃 지는 모습만 허탈히 바라보다 돌아온 적도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추석연휴 덕
점쟁이와 마술사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심리 트릭의 고수’라고 어느 책에서 읽었던 기억이 난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사람의 속성을 이용하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이다. 눈앞에서 미녀를 사라지게 하거나 관객의 호주머니에서 토끼를 꺼내는 신기한 마술은 대부분 관객의 주의를 엉뚱한 곳으로 돌려 만들어낸 ‘심리적 맹점’을 틈탄 것이라고 한다. 우리는 분명히 본 것이나 확실히 알고 있는 것을 대부분 진실이라고 믿는다. 사실 내가 두 눈 똑바로 뜨고 본 것을 믿지 못한다면 대체 어떤 것을 믿을 수 있단 말인
학교는 9월로 접어들면서 본격적으로 2학기가 시작되었다. 유례없던 기나 긴 무더위로 힘들었던 여름이었다. 절대 오지 않을 것만 같던 가을은 어김없이 우리 곁으로 다가왔다. 한층 투명해진 햇살과 코스모스 빛깔 입은 부드러운 바람이 옷깃을 스친다. 밤이면 풀벌레소리 맑게 귓가에 울리고, 서늘한 별빛이 한 아름 쏟아져 내리는 아름다운 계절이다. 새삼 자연의 변화에 놀라며 변화가 무엇인지를 생각해 본다.각자의 의식과 삶이 변하면 사회도 변할 수밖에 없다. 사회가 변하면 그것을 떠받치고 있는 풍습, 제도 등도 변해야 한다. 교육도 그래왔다.
연이은 국세청 수뇌부의 구속을 보면서 과연 국민들은 국세청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 보겠 는 가 국세청은 범죄 집단의 양성 기관인가 하는 곱지 않은 국민들의 시선이다.역대 국세청장 19명 가운데 절반 가까이 수사를 받고 있고 무려 6명이나 유죄판결을 받을 만큼 국세청장은 말 많고 탈 많은 자리임이 틀림없다.이번에도 세무 조사 를 둘러싸고 전군표 전(前)(전) 청장과 허병익 전 차장 송광조 서울 청장 등 고위층이 줄줄이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지난3월에는 국세청의 한 조사팀이 뇌물을 받아 국장. 과장. 까지 상납한 혐의로 무려 12명이
수은주 높은 날도 아랑곳하지 않고 하늘을 이고 서서 노랗게 함박웃음을 웃던 호박꽃을 생각하면 뭔지 모를 푸근함이 느껴진다. 호박에 대한 우리들의 일반적인 느낌은 사실 별로였던 것 같다. 어릴 때 불렀던 동요만 해도 그렇다. ‘호박 같은 내 얼굴 미웁기도 하지요’ 그렇게 호박하면 왠지 무식해 보이기도 하고, 아름답지 못해 푸대접 받는다는 걸 떠 올리게 된다.흔히 아름답지 못하고 못 생긴 여자를 호박꽃에 비유하기도 하지 않는가. 어떤 시인은 ‘호박 같은 세상’이라 하며 부조리 투성이의 허무한 인생사를 호박이나 호박넝쿨로 대변하기도 했다
우리 학교 교사동은 외벽공사 중이다. 방학동안 어느 정도 마무리되길 기대했다. 그런데 오히려 개학을 하고 나니 발동이 걸려 지금에서야 한창 열을 내고 있다. 물론 공사를 하다보면 뜻하지 못한 사정들이 달라붙기 마련이다. 10여년 전에 손바닥 만한 집을 지을 때도 그랬다.예상 기일대로 되는 것들은 별로 없었다. 그래서 알게 모르게 애도 많이 태웠다.개학을 며칠 앞두고 색을 선택하느라 힘들었다. 사업 예산이 부족해 세라폼 보드로 전체를 다 씌우지 못하고, 교사동 후면은 피치 못하게 페인트칠로 마감을 해야 한다.그러다 보니 전면의 세라폼
나는 길을 걸을 때면 새로 반 배정을 받은 담임교사처럼 출석을 부르듯 꽃과 나무와 풀들의 이름들을 소리 내어 부르는 습성이 있다. 소나무, 대나무, 봉숭아, 해바라기, 맨드라미, 채송화, 노루귀, 쇠별꽃, 쇠비름... 그러면 그 아이들도 대답을 한다. 꽃 이름, 풀이름들을 떠 올리다 보면 저 여기 있어요. 하고 손을 추켜올리듯 자신의 존재를 드러낸다. 이름 뿐 아니라 그 얼굴들의 생김새와 특징과 빛깔 그리고 개성이 느껴진다.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누군가의 이름을 부르고 또 누군가가 내 이름을 부르기도 한다. 우연히 이름만 들어도
매년 여름이면 장마와 국지성 폭우, 열대야로 밤을 설치는 우리에게 과연 열대야는 왜 일어나게 되는 것 일가, 불쾌지수 는 무엇 인가?열대야는 여름밤의 최저 기온이 25도c이상의 현상을 말하는데 열대 저지대의 밤과 비슷하여 더위로 인하여 잠들기 어려워 고통스럽기 때문에 더위를 나타내는 지표가 된다.고온 다습한 북 태평양고기압이 발달 했을 때 도시의 열섬 현상이 열대야를 유발한다.열대야라는 말은 낮 최고 기온이 30도c 이상으로 오른 한여름의 날씨를 트로피컬 데이라 이른데서 연유한 말이다.열대야에는 습윤한 열대 저지대의 밤 기온과 비슷
토끼와 거북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교훈, 토끼와 거북의 경기에서 얻은 우리들의 지혜이다.토끼는 자신의 재능만을 믿고 거북을 무시하고 깡충 깡충 뛰어가다 잠을 잔다, 반면 거북은 비록 재주는 없지만 묵묵히 최선을 다 한다는 신념으로 목표를 향해 갔다,허나 오만에 가득 찬 토끼는 자신의 재주만 믿고 잠을 푹 자고 일어나 보니 거북은 이미 목표 선에 먼저 이른 말로 우리들에게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삶의 지혜를 우리들에게 심어주고 있다.그런데 6월 10일 국회에서 KTX 논산훈련소 역 설치에 따른 경북 안동 출신의 안규백의원(국회 국방위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 그들은 예나 지금이나 자신의 한일에 무책임한 잘못된 근성을 가지고 있다.그래서 그들의 행동을 섬나라 근성이라고 표현한다.위안부를 강제 동원하고도 이제 와서는 자신들은 강제성을 띄지 않았다는 식의 말도 안되는 변명은 차라리 말을 하지 않는것만 못하다.국제적으로 망신을 당한 일본사람들의 경우를 보면 대만 장개석 총통의 묘소에 한국사람 들은 참배가 허용되지만 일본사람들은 아직도 참배를 하지 못하게 규정 하고 이다.그래서 모든 일에는 역지 사지 라는 철학적인 말이 나온 것이다.일본은 침략과 노략질을 좋아한다.일본으로
웰빙 이란 육체적 건강의 조화를 통해 행복(幸福) 하고 아름다운 삶을 추구하는 삶의 유형이나 문화를 통 털어 일컫는 개념을 말한다,산업 고도화는 인간에게 물질적 풍요를 가져다 준 반면 정신적 여유와 안정을 앗아간 면도 적지 않다.현대 산업사회는 구조적으로 사람들에게 물질적 부를 강요하는 시스탬 을 가지고 있어서 사람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부를 축적하는데 소비 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따라서 물질적 부에 비해 정신 건강은 가볍게 여기는 경향이 있고 심한 경우에는 정신적 공황으로 발전하기까지 한다.웰빙 은 이러한 현대 산업사회의 병폐를
주5일근무제가 정착한지 오래다. 이틀간 휴식하고 출근한 직원들이 노는 것이 일하는 것보다 더 힘이 든다고 하였다. 그렇다. 무작정 놀기만 하는 것이 매우 힘이 든다는 것은 퇴직한 선배들 얘기를 들어 보면 실감난다. 일을 해야 행복한 것이다. 그리고 일이란 행동력이 넘치는 인격을 기르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일을 함으로써 자제심, 집중력, 적응성, 강한
새해가 되면 대부분 사람들이 새로운 목표와 계획을 세운다. 그런데 대개 1-2주일후면 본래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나도 예외는 아니다. 그래서 오늘은 어떻게 하면 혁신하기로 결심한 것을 성공할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해보았다. 이렇게 결심한 것을 성공시키려면 결단의 힘이 있어야 한다. 결단의 힘은 모든 변명을 버리고 우리 인생의 어떤 면이라도
다른 사람들은 모든 일이 잘 풀리는 것 같은데, 자신만 잘 안 풀린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친구가 사는 아파트 값이 오르는데 자기가 사는 집은 안 오르는 경우, 친구는 승진했는데 자신은 몇 년째 그 자리만 지키고 있을 때 등등 자신만 운이 없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행운과 불운의 차이는 조건이 아니라 마음에서 비롯하는 것이다. 운은 마음이 부정의 상